이제 우리는 개인 컴퓨터를 넘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그곳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커뮤니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 새로운 지식이나 사건을 찾기 위해 백과사전을 찾았다면 이제는 위키피디아 혹은 나무위키를 통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위키피디아(나무위키)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보의 내용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기에 보다 풍부한 정보가 담길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수정 가능하기에 실수 혹은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기입될 수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는 과연 진짜 공동체일까요? 그렇다면 잘못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를 피해 활동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담은 책, "랜선 사회"에 대해 리뷰를 남겨봅니다.
본 글은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제3의 장소와 가상 공간
사람들은 자신과 사회적 계급이 가장 비슷한 사람들 중에서 동료, 친구, 동반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제3의 장소는 그 가능성을 확장하는 기능을 한다… 제3의 장소에서는 사회적 지위보다 성격의 매력과 색깔이 중요하다
- p37 올든버그
올든버그는 제3의 장소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한다고 강조 및 단골이 해당 장소의 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따뜻하게 환대받는 사람은 돌아온 단골, 일반 단골, 새로운 사람을 데려온 단골 그리고 함께 온 새로운 사람 순으로 환대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때 혼자 온 새로운 사람이 집단에 받아들여지는 속도가 가장 느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실제 세상 속 제3의 공간과 가상공간(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장 유사한 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단골에 해당하는 '고인물'입니다.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고인물이며 일부 사람들만이 이야기에 참여하거나 그외 대부분 눈팅을 합니다. 그렇기에 커뮤니티 구성원은 고인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어떻게 행동해야할지를 배우기에 커뮤니티의 문화는 일종의 고인물이 만들어내는 행동이자 문화이며, 이는 실제 세상에서 새로운 장소에 방문하였을 때 기존 단골 손님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새로운 사람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안내합니다.
실제 세상의 공간과 유사한 가상 공간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공감한 것은 활동을 많이하는 구성원, 즉 고인물이 해당 커뮤니티의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가입한 Crazy GameMaker라는 커뮤니티는 하루에 수십건이 넘는 개발 질문, 개발 상황 공유, 정보 공유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가입한 이후 게시글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 때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양식을 많이 참고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커뮤니티 규칙이 위반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문화에 어긋난다면 다른 구성원이 먼저 조심스럽게 지적을 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기존 고인물의 스타일을 참고하게 되는 것은 실제 세상에서 동아리 같은 새로운 장소에 들어가게 된다면 혹여나 피해를 끼치지 않게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닌 기존 구성원, 그 중에서도 많이 활동하는 구성원(단골)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것과 유사하다 느꼈습니다.
책에서도 커뮤니티의 리더가 전형적인 구성원으로 비칠수록 의도적으로 특정한 행동 양식을 취해 다른 회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집단의 규범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능력이 커진다
라고 이야기하며 이 부분이 온라인 커뮤니티 설계의 핵심 원칙이라 안내하고 있습니다.
즉 이러한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온라인 커뮤니티는 현실 세계의 공동체를 이은 또 다른 가상 속 공동체라 생각됩니다.
온라인 협업으로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갤럭시 주 사이트는 2008년 온라인에 공개됐고, 3주 만에 자원봉사자 15만 명이 사진 5,000만 장을 분류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기존 데이터의 이미지를 모두 분류해버리는 바람에 프로젝트가 일시 중단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후에 새로 등록된 데이터는 심지어 더 빨리 처리됐다. - p59
지금은 딥러닝과 같은 A.I 기술을 통해 자료 분석 및 통계를 내기가 쉽지만 과거에는 컴퓨터로 분류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원생 케빈 쇼빈스키는 박사 논문에 사용하기 위해 대량의 분류된 은하계 이미지가 필요하였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갤럭시 주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어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는 위의 내용처럼 수천만장의 사진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분류 해버렸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믿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분류된 사진들 즉 시민 과학 프로젝트는 과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일까요? 어떤 사진을 보고 한 사람만이 나선형 은하라고 분류한다면 틀릴 수 있겠지만 수십 명이 나선형 은하라고 말한다면 신뢰도는 높아질 것 입니다. 이러한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는 검증된 자료를 여러 사람이 처리하게 하여 원하는 수준의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 몇 명이 평가를 해야하는지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만약 6명이 평가하면 정확도가 80%, 15명이 평가하면 99%라고 가정 하였을 때, 99%가 충분하다면 16명 평가 없이 15명으로 평가를 진행하면 됩니다.
이렇게 자원봉사자들의 모여서 내린 판단은 97.9%의 정확도를 보인 반면, 전문가 한명은 96.6%의 정확도를 보이며 이는 전문가도 실수를 할 수 있으며 여러명의 검증이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첨언하고 있습니다.
# A generalized approach for producing, quantifying, and validating citizen science data from wildlife images
이처럼 여러명이 참여하는 작업일 수 록 신뢰도는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궁금할 내용 '위키피디아(나무위키)는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위키피디아(나무위키)는 믿을 수 있을까?
위의 내용을 읽었다면 간단하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수백 명이 편집하는 문서는 가장 많이 검토된 최신 정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식의 사회적 구성이라는 관점에서 더 많은 사람이 검토할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 수백 명이 계속해서 업데이트한 위키피디아의 인기 문서는 역사상 가장 많이 검토된 최신 정보라고도 볼 수 있다. - p101
같은 문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편집하기에 검토의 검토를 얹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악의적인 사람이 문서를 훼손하거나 거짓된 정보를 기입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여러 사람들의 관찰과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 어느 정도 신뢰 있는 문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의 경우, 인기 문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수준이 높다(3장 참고). 백신이나 기후 변화 등 논쟁적인 주제에 관한 문서는 전쟁터가 돼 정보와 오정보가 뒤섞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경우 전문 편집자들이 문서의 정확도를 유지하고 오정보를 삭제한다. 물론 전문 편집자들은 동료 평가를 거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신뢰하고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문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문제없이 유지된다. - p119
하지만 악의적인 트롤(도서 내 고의적으로 훼손하려는 사람을 지칭하고 있음) 수십 명이 지속적으로 거짓된 정보를 기입한다거나 인기 없는 문서의 경우에는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신뢰도가 떨어지게 될 것 입니다.
일부 기여자가 고의로 최종 결과물을 손상시키려고 노력하는 경우다(나는 일을 시작하고 첫 20년 동안은 인터넷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진정으로 서로 돕고 싶어 한다고 믿었다. 앞으로 20년은 순진했던 나 자신을 비웃으며 보내려고 한다!) - p125
그렇기에 결국 도서에서도 최종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키피디아를 믿을 수 있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에 대답하려면 놀랍게도 상당한 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도서의 결에서 문서의 인기도에 따라 다르다
라고 표현 하였지만 결국 저자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편집한 문서는 다른 문서에 비해 신뢰도가 높겠지만 이를 확신할 수는 없다라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이슈라고 생각하고 감내하고 참고를 해야하며 인용 시 관련 논문과 같은 추가적인 서치가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에 덧붙여 도서에서는 거짓 인용의 고리를 이야기 하는데, 결국 정보를 인용을 할 때에는 많은 고려를 해야된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거짓 인용의 고리, 이른바 무근본 출처 생성 사태가 발생하는데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누군가가 위키피디아에 출처가 없는 내용을 등록한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이 내용을 기사로 쓰면서 위키피디아를 출처로 언급하지 않는다. 위키피디아 편집자가 인용을 보완해 페이지 내용을 개선하기 위해서 검색하다가 그 기사를 찾아내서 인용한다! 사실은 근거가 전혀 없는데도 출처가 생성됐다 - p102
극단적인 관점이 만들어내는 '에코 체임버' 현상
여러 명의 검토를 통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면 커뮤니티에서의 정보도 지속적으로 검토된다면 믿을 수 있는 정보 일까요? 이와 관련하여 에코 체임버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관점을 가진 자발적인 심사자 집단이 서로의 신념을 강화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것이 바로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현상이다.
에코 체임버 그 자체로는 나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를 통해 같은 주제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내거나 관리되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관리자가 있는 ‘사회과학-페미니즘’ 그룹은 초창기 온라인 에코 체임버였다. 페미니즘의 원칙에 동의하는 사람끼리 사려 깊고 예의 바르게 논의하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관리자가 없는 ‘기타-페미니즘’ 그룹에서 이런 논의는 불가능했다. 에코 체임버는 종종 귀중하고 필요하다. - p122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닌 단점 역시 존재하는데, 바로 기본적으로 본인들이 생각, 공감하는 전제에 대해서는 비난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책에서 예시로 드는 내용 중 하나로, 과연 '사회과학-페미니즘' 채널에서 남녀 간 임금 차이를 계산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야기를 하면 환영받지 못할 것입니다.
에코 체임버 안에 있는 사람들은 특정한 세계관 안에서 나아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이 세계관을 비판하는 세력에는 노출되지 않는다. 기본 전제에 대한 공격을 차단한 상태인데, 어떤 면에서는 그래서 생산적일 수 있다. 근본적인 원칙을 계속 방어해야 한다면 대화가 진전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한편 타당한 비판도 접할 수 없게 된다. 에코 체임버에 있는 사람들이 합당한 이의까지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향은 오늘날 인터넷의 핵심 문제다. - p123
이 내용을 읽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 오늘날 일부 극단적인 사이트들을 만들어낸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본인들의 생각하는 주체, 사상에 대해서 성역을 지정하고 이를 비판하는 순간 척결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면서
이외에도 도서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패하는 OSS 프로젝트(레이먼드)를 성공하기 위한 방법이라던지
온라인 협업 프로젝트를 조직하려면 새로운 참여자를 영입하는 법(최초 동기의 설계)과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기여하도록 장려하는 법(지속적인 참여를 위한 설계)을 둘 다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경우 고려, 참고하자는 이야기
광고 실적에 대한 욕구가 전체 시스템 설계의 중심이 된다면 고객이자 시민인 사람들에게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딜레마의 해결책 중 하나는 기업이 기업의 가치를 문장으로 표현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의 편차에 대한 이야기
가난한 사람들은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자동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수천 명이 같은 필터를 쓴다. 반면 부자들은 자신의 기호와 관심 분야를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인간 편집자를 고용한다. 결국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더 나은 정보에 접근한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이 도서를 통해 의미하고자 하는 내용은 단순히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이제 일상이된 인터넷 속 가상의 세계가 인류에게 있어 이로운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사업자 역시 단순히 이윤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이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는 미래의 인터넷은 비영리 방향으로 비영리 비즈니스 모델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을 희망한다는 것 입니다.
'진실'이 부자의 특권이 될까 우려된다
앞으로도 우리는 가상의 공동체, 즉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성장하고 소통하며 살아갈 것 입니다. 잘못된 정보를 배우거나 편협적인 사고를 가지지 않도록 절제할 수 있는 이용자가 되어야하며 사업자, 운영자의 경우에는 이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해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글을 마쳐봅니다.